강아지·고양이 심장사상충과 예방접종 현실 가이드
강아지·고양이 심장사상충과 예방접종, 헷갈리는 것부터 정리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 반려동물을 맞이했을 때 예방접종과 심장사상충 약이 이렇게까지 헷갈릴 줄 몰랐습니다.
병원에서는 “매달 챙기세요”라고 하고, 인터넷에는 “겨울엔 안 해도 된다”는 말도 보이는데요. 약은 먹이는 게 좋은지 바르는 게 좋은지, 백신은 매년 맞아야 하는지, 항체가 검사는 또 뭔지 — 정보는 넘치는데 정작 우리 아이한테 뭘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안 잡힙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심장사상충 예방과 예방접종을, 실제로 챙길 순서대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안내일 뿐, 우리 아이에게 어떤 약을 언제 어느 용량으로 쓸지, 접종 일정을 어떻게 잡을지는 반드시 수의사의 진료와 상담으로 정하셔야 합니다. 이 점을 전제로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Photo: JacLou- DL / Pexels
심장사상충 약, 왜 매달 그리고 겨울에도 해야 할까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부터 짚겠습니다. “굳이 매달?”, “겨울에도?”인데요.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옮깁니다. 모기가 피를 빨면서 유충(마이크로필라리아)을 우리 아이 몸에 넣는 방식입니다.
예방약의 원리가 여기서 중요한데요. 예방약은 이미 자란 벌레를 없애는 게 아니라, 그 한 달 동안 몸에 들어온 초기 유충을 죽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한 달치 감염분을 처리하려면 월 1회 투여가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겨울엔 모기가 없으니까”가 위험한 이유
틀린 말처럼 들리진 않습니다. 예전에는요.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 모기는 여름뿐 아니라 가을·겨울에도 발생하고, 실제로 가을·겨울 모기에 물려 심장사상충이 생긴 사례가 있습니다.
- 아파트·실내는 겨울에도 따뜻해 모기가 살아남습니다. 그래서 실내견·실내묘라고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 도시권에서는 겨울을 나는 신종 모기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보통 3월부터 11월까지 챙기라는 안내가 많지만, 요즘은 1년 내내(연중) 예방을 권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는데요. 겨울을 건너뛰었다가 그 한 달에 물리면, 예방의 의미가 사라지니까요.
예방약 시작 전에 검사부터 한다는 것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이미 감염된 상태에서 예방약을 투여하면, 예방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의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를 먼저 하고 예방약을 시작하도록 안내해 왔습니다. “그냥 약부터 먹이면 되겠지”가 통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요. 이 점 때문에라도 첫 시작은 병원에서 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먹는 약, 바르는 약, 주사 — 뭐가 우리 아이한테 맞을까요
제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진 않고, 생활환경과 기호성, 외부기생충 예방이 필요한지로 갈립니다.

먹는 약 (경구·츄어블)
간식처럼 씹어 먹는 형태가 많습니다. 성분은 이버멕틴, 밀베마이신, 아폭솔라너 등인데요.
- 장점: 보호자 손이나 옷에 약이 묻을 염려가 없습니다. 투약 직후 목욕도 가능하고, 기호성이 좋아 잘 먹는 편입니다.
- 단점: 아폭솔라너가 든 제품이 아니면 외부기생충(진드기·벼룩)은 예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먹은 뒤 토하면 약효가 줄 수 있습니다.
바르는 약 (스팟온·도포)
목덜미에 떨어뜨려 바르는 형태입니다.
- 장점: 약 먹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쓰기 쉽습니다. 내·외부기생충 구충과 심장사상충 예방이 한 번에 되는 제품이 많고 가격도 적당해서, 가성비가 좋은 편입니다.
- 단점: 흡수되는 약 24시간 동안은 목욕을 못 합니다. 흡수 중에 바른 부위가 오염될 수도 있습니다.
주사제
- 장점: 성분은 목시덱틴으로, 한 번 맞으면 약효가 1년간 유지됩니다. 매달 챙기는 걸 자꾸 잊는다면 마음이 편해지는 선택인데요.
- 단점: 외부기생충 예방은 따로 챙겨야 합니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한 번 주사한 약은 과량이어도 회수할 수 없습니다.

Photo: Haberdoedas Photography / Pexels
물으신다면, 저는 “우리 아이가 약을 잘 먹는가, 목욕을 자주 하는가, 진드기 예방도 같이 해야 하는가”를 먼저 따져 보시라고 권해 드립니다. 그 답에 따라 맞는 제형이 달라지니까요.
예방접종은 언제, 몇 번, 매년 맞아야 할까요
심장사상충이 ‘약’이라면, 백신은 ‘접종’입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나눠서 보겠습니다.

강아지
- 종합백신(DHPPL 계열): 생후 6주경 시작해, 약 2~4주 간격으로 생후 16주까지 여러 차(1~5차) 맞춥니다.
- 광견병: 생후 3~4개월 이후 접종하는데, 보통 마지막 종합백신과 함께 맞춥니다.
- 기초 접종을 마친 뒤에는 면역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추가(보강) 접종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고양이
- 종합백신 3종(FVRCP): 허피스·칼리시·범백혈구감소증을 막는 백신으로, 전 세계적으로 필수(코어) 백신입니다.
- 생후 6주 이후 시작해 약 3~4주 간격으로 기초 접종을 합니다.
- 광견병은 생후 3개월 이후, 역시 마지막 종합백신과 함께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 기초 접종을 마치고 1년 후 부스터, 이후에는 종합백신은 1~3년 간격, 광견병은 매년 접종이 권장됩니다.
광견병만 유독 ‘의무’인 이유
광견병은 조금 다르게 다뤄집니다.
발병하면 치료법이 없고,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개월령 이상 개·고양이의 광견병 접종은 법으로 정해진 의무입니다. 선택이 아니라는 뜻인데요. 다행히 지자체가 봄·가을에 저렴하게 지원하는 기간이 있어, 그때를 활용하면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항체가 검사, 꼭 해야 하는 걸까요
요즘 부쩍 많이 듣는 말이 ‘항체가 검사’입니다.
항체가 검사는 백신을 맞은 뒤 항체가 충분히 생겼는지를 혈액으로 확인하는 검사인데요. 최근에는 이 결과를 보고 접종 간격을 조정하거나, 접종을 대체하는 기준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Photo: www.kaboompics.com / Pexels
다만 “그럼 백신 대신 검사만 하면 되나요?”라고 물으신다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항체가 검사로 접종을 조정하는 건 수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니까요. 비용도 대체로 5~10만 원 수준이라, 무조건 매번 하기보다 필요할 때 상담 후 진행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비용은 얼마나 들고, 동물약국 셀프 투약은 괜찮을까요
솔직히 비용도 무시 못 할 부분인데요. 대략적인 기준을 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역·병원·체중·제품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 항목 | 대략 비용 | 참고 |
|---|---|---|
| 종합백신 | 회당 2~3만 원 | 기초 접종은 여러 차 필요 |
| 광견병 | 2만 원 내외 | 지자체 봄(4~5월)·가을(10~11월) 지원 시 1만 원 정도 |
| 항체가 검사 | 5~10만 원 | 수의사 상의 후 진행 |
| 심장사상충 약 | 제품·체중별 상이 | 동물병원이 약국보다 최대 2배 비싼 경우 |
표를 보시면 “약국이 더 싸네?” 하실 수 있는데요.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심장사상충약은 수의사 처방대상 품목이지만, 약사 예외조항 때문에 동물약국에서 처방 없이도 살 수 있습니다. 값이 싼 데는 이유가 있는데요. 병원 가격에는 감염 검사·처방·상담이 함께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부분입니다.
- 동물병원의 관리 없이 셀프로 투약하면, 예방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감염 검사 없이 약부터 먹이면 위험할 수 있으니까요.
- 심장사상충약은 몸무게별로 용량이 다릅니다. 투약 전 반드시 나이와 몸무게를 확인해야 하고, 용량은 수의사 지시에 따라야 하며 임의로 조정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 가장 흔한 부작용은 소화기 증상(구토·설사·식욕부진·소화불량)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안정적으로 관리 중인 경우가 아니라면 최소한 시작과 용량 결정만큼은 병원에서 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몇천 원 아끼려다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도 있으니까요.
여기까지, 강아지·고양이의 심장사상충 예방과 예방접종을 한 번에 정리해 봤습니다.
돌아보면 핵심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심장사상충 약은 매달, 가능하면 겨울에도. 백신은 기초 접종 뒤 매년 챙기고, 광견병은 의무. 그리고 시작과 용량은 병원과 상의하는 것 — 이 정도만 잡아두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으니까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예방은 결국 ‘우리 아이가 아플 확률을 미리 줄여두는 일’입니다. 검색창을 오래 붙잡고 계실수록 마음만 복잡해지실 수 있는데요. 궁금한 게 쌓였다면, 다음 진료 때 그 목록을 그대로 수의사에게 물어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우리 아이를 가장 정확히 아는 답은 늘 진료실에 있으니까요.
이 글의 정보는 헬스경향, 데일리벳, 코코타임즈, 애니멀플래닛,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전문 매체·수의계·공공기관 자료를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다만 일반적 안내이며, 개별 반려동물의 진단·투약·접종 결정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