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단백질 보충제, 고르기 전에 운동이 먼저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에는 ‘어떤 제품이 좋은가’부터 검색했습니다.
부모님 드릴 시니어 단백질 보충제를 알아보려고 검색창을 열었는데요. 화면에 뜨는 건 대부분 판매 페이지였습니다. 산양유가 좋다,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야 한다, 먹으면 그대로 근육이 된다. 읽다 보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그런데 자료를 하나씩 확인하면서 순서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품 고르기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국내외 자료가 가리키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① 저항운동이 먼저이고 ② 그다음이 식사(Food First) 이며 ③ 그래도 부족한 만큼을 보충제로 채우는 것입니다. 이 순서를 건너뛰고 파우더부터 사면, 돈은 쓰고 근육은 안 늘어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먼저 한 가지 전제를 밝히겠습니다. 이 글에는 제품명도, 브랜드도, “하루 몇 g 드세요”라는 처방도 없습니다. 대신 무엇을 어떤 순서로 확인할지만 담았습니다. 특히 신장질환이나 지병이 있으신 분은 이 글을 읽고 바로 시작하지 마시고, 아래 안전 부분을 꼭 먼저 봐 주시기 바랍니다.
보충제보다 운동이 먼저인 이유
가장 놀랐던 부분이 여기입니다. 단백질 이야기를 하면서 운동을 빼면, 근거의 절반이 아니라 거의 전부가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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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만 늘렸을 때 무슨 일이 있었나
비허약(nonfrail) 지역사회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이 있습니다. ten Haaf 등이 2018년 AJCN에 발표한 연구인데요.
결과가 이랬습니다.
단백질 보충만으로는 제지방량·근단면적·근력·신체기능이 대조군보다 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저항운동에 단백질을 추가했을 때도 우월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저자들은 참가자 대부분이 평소 단백질 섭취가 이미 충분했던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물론 반대 방향의 결과도 있습니다. 균형 있게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2025년 메타분석은 단백질 + 저항운동 병행이 단백질 단독보다 제지방량을 유의하게 개선했다고 보고했습니다. (SMD 0.44, 95% CI 0.05–0.95)
- 근감소증 노인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Epidemiology and Health, 2024) 도 단백질 보충과 저항운동 프로그램을 함께 했을 때의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 Nunes 등(2022) 의 체계적 고찰에서도 단백질이 근육량·기능을 지지하는 효과는 저항운동이라는 맥락 안에서 관찰됐습니다.
두 갈래의 결과가 엇갈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 쪽도 “운동 없이 단백질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내 공식 자료도 운동을 1순위로 봅니다
이건 해외 연구 이야기만이 아닌데요. 국내 공식 자료의 표현이 훨씬 단호합니다.
대한의사협회지(2024, 근감소증 진단과 관리) 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근감소증 중재와 예방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운동이다.”
같은 문헌은 근감소증에 FDA 승인 치료약이 없으며, 영양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운동과 단백질의 복합중재가 필수라고 기술합니다. 고령자에게는 저항운동 단독보다 유산소와 저항운동을 함께 하는 복합운동을 권합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근 손실) 의 안내도 같은 방향입니다.
- 주 2~3회의 저항성 운동을 중심으로
- 유산소, 균형 운동, 스트레칭을 병행
- 덤벨, 탄력밴드, 맨몸 운동(스쿼트·런지) 같은 방식
신체활동 권고 기준으로 보면 노인도 중강도 유산소 주 150분 + 근력운동 주 2일 이상, 여기에 낙상 예방을 위한 평형성 운동 주 3일 이상이 권장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부모님께 파우더 한 통을 사 드리는 것보다, 주 2~3회 탄력밴드를 함께 당겨 드리는 쪽이 근거가 두껍습니다. 재미없는 결론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자료가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두 번째 순서는 ‘식품’입니다
운동 다음은 보충제가 아니라 식사입니다. 국내외 지침이 공통으로 쓰는 표현이 ‘Food First(식품 우선)’ 인데요.
원칙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실무적으로 가능한 한, 영양소 공급은 분리된 성분이나 보충제가 아니라 통곡·전체 식품과 음료에서 와야 한다.”
다만 오해하면 안 되는 단서가 붙습니다. “Food first는 food only가 아니다” — 식사로 필요량을 못 채울 때는 보충제를 씁니다. 요양·시설 환경에서도 “식사 사이 간식은 영양보충제보다 실제 음식이 먼저”라는 원칙이 통용됩니다.
질병관리청도 닭가슴살, 생선, 두부, 달걀 같은 고단백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쪽을 일차로 안내합니다.
한국 노인은 정말 단백질이 부족할까요
“식단만으로는 절대 못 지킨다”는 말을 자주 봅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요. 데이터를 보면 조금 다릅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KDRI) 2020의 근거 논문(Kim 등, 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2022)이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7)로 정리한 노인 섭취 실태입니다.
| 연령·성별 | 평균필요량(EAR) 대비 | 권장섭취량(RNI) 대비 |
|---|---|---|
| 남 65~74세 | 106% | 100% |
| 여 65~74세 | 94.2% | 99.2% |
| 남 75세 이상 | 100% | 96.7% |
| 여 75세 이상 | 94.2% | 75.3% |
논문은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평균필요량의 100%를 넘는다” 고 기술합니다. 즉 한국 노인 전체가 무조건 단백질 부족이라는 전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표의 마지막 줄이 중요합니다. 75세 이상 여성은 권장섭취량의 75.3% 로 뚜렷하게 부족합니다.
반대 방향의 분석도 있어 함께 적어 둡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2018 분석에서는 노인 3명 중 2명이 권장섭취량 미충족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202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는 65세 이상 남성 27.4%·여성 44.7%가 권장섭취량 미달로 보고했습니다.
수치가 이렇게 갈리는 건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결핍 예방 기준으로 보면 대체로 충족이고, 근감소증 예방 목표치로 보면 미달 폭이 커집니다.
그래서 얼마가 기준인가 — 국내와 국제가 다릅니다
이 대목도 하나만 골라 쓰면 오해가 생깁니다.
| 기준 | 권장량 |
|---|---|
|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KDRI) 2020 | 평균필요량 0.73 g/kg/일, 권장섭취량 0.91 g/kg/일 (65세 이상 1일 남 60g·여 50g) |
| PROT-AGE (2013) | 건강 노인 1.0~1.2 g/kg/일, 만성질환·근감소증 1.2~1.5 g/kg/일 |
| ESPEN 전문가그룹 (2014) | 건강 노인 최소 1.0~1.2 g/kg/일 |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1.2 g/kg/일 |
| 대한의사협회지 (2024) | 1.2 g/kg/일 이상 |
국내 KDRI(0.91)와 국제 노인 지침(1.0~1.2)이 다른 이유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KDRI는 질소평형에 기반한 결핍 예방 기준이고, 국제 노인 지침은 근감소증 예방을 염두에 둔 목표치입니다.
개인별 적정량은 체중·신장기능·질환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하루 몇 g”을 정해 드리지 않습니다.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나이 들면 같은 양으로도 덜 반응합니다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고령 근육은 같은 양의 단백질에 반응이 둔해집니다. 이걸 ‘동화 저항(anabolic resistance)’ 이라고 부르는데요. mTOR 신호 둔화, 아미노산 흡수 지연, 저등급 염증이 관여합니다.
그래서 고령자는 끼니당 단백질을 더 많이(약 35~40g), 혹은 류신을 더 많이(3g 이상) 필요로 한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다만 이건 “삼시 세끼로는 불가능하다”는 근거가 아닙니다. “한 끼에 충분히, 매 끼니 고르게 나눠서” 라는 배분 전략의 근거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부족의 실제 원인도 대개 치아 상실, 소화기능 저하, 쌀·떡·빵 위주의 탄수화물 식단 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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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유가 유당불내증 해법이라는 이야기
여기서부터가 제가 가장 크게 바로잡아야 했던 부분입니다.
“부모님이 우유만 드시면 설사를 하시니, 산양유 단백질로 바꾸세요.” 정말 많이 보이는 조언인데요. 유당 회피가 목적이라면, 이 조언은 근거가 없습니다.
유당 수치를 보면 우유와 같은 급입니다
| 종류 | 유당 함량 (100g당) |
|---|---|
| 산양유(염소젖) | 약 4.27~4.33 g |
| 우유(전유) | 약 4.81~4.93 g |
| 차이 | 약 0.5~0.6 g (10~12% 감소) |
(USDA FoodData Central 기반)
10~12% 차이입니다. 유당불내증 회피 목적으로는 미미한 수준인데요. 다른 집계에서는 우유 48g/L vs 산양유 46g/L 로 사실상 동일하다고 봅니다. 국내 정리에서도 산양유의 유당 함량은 우유 대비 약 95.6% 수준으로 보고됩니다.
학술 리뷰(MDPI, Dairy 2022)의 표현이 가장 명확합니다.
“산양유는 유당이 다소 적을 뿐, 유당이 없는 것이 아니다(not lactose-free).”

“산양유가 소화가 잘 된다”는 말의 진짜 근거
그럼 그 이야기는 어디서 왔을까요. 근거는 있습니다. 다만 유당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 실제 근거 | 내용 | 유당불내증과의 관계 |
|---|---|---|
| 지방구 크기 | 산양유 약 3.5μm vs 우유 약 4.5μm — 표면적이 커 리파아제 작용에 유리 | 무관 (지방 소화 이야기) |
| αS1-카제인이 낮음 | 위에서 응고될 때 커드가 더 부드럽고 작게 형성 | 무관 (단백질 응고 이야기) |
| 단백질 응집 구조 | 응집이 느슨해 위 배출·소화가 빠름 | 무관 |
정리하면 산양유의 장점은 지방과 카제인 소화, 즉 ‘위가 편하다’ 영역입니다.
반면 유당불내증은 소장의 락타아제 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문제입니다.
기전 자체가 다릅니다. 그래서 유당 때문에 설사를 하신다면, 산양유로 바꿔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우유 카제인 알레르기가 있는 분 상당수가 산양유에도 교차반응을 보인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산양유는 만능 대안이 아닙니다.
시판 ‘산양유 단백질’ 파우더가 유당 제거 공정을 거쳤는지, 유청이나 농축유단백을 섞었는지는 제품마다 달라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실제 유당 함량은 제품 표시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럼 설사가 나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산양유 vs WPI’ 대결로 볼 문제가 아닙니다. 왜 설사가 나는지(락타아제 부족) 를 먼저 짚고, 그럼 무엇을 확인할지로 가는 편이 낫습니다.
| 선택지 | 유당 수준 | 참고 |
|---|---|---|
| WPI(분리유청단백) | 단백질 90~95%, 1회분(약 30g) 기준 유당 1g 미만 수준으로 알려짐 | 추가 여과로 유당·지방 대부분 제거. 단, 완전 무유당은 아닙니다 |
| WPC(농축유청단백) | 단백질 70~80%, 1회분 유당 약 3.5g | 1차 여과만 거침 |
| 락토프리(락타아제 처리) 제품 | 유당 분해 완료 |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은 락토프리 우유가 소화기 증상 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 |
| 발효유(요구르트·치즈) | 발효로 유당 상당 감소 | 서울아산병원 등 의료기관 권고 |
| 식물성 단백질(대두·완두) | 유당 없음 | 두유·아몬드음료는 단백질·칼슘·인·칼륨이 우유보다 부족해 영양 보충 목적엔 불충분할 수 있음 |
| 소량 분할 섭취·데워 마시기 | — | 소장 락타아제가 감당할 양만 들어가게 하는 방법 |

여기서 하나 더 짚겠습니다. 제품에 “소화효소 함유” 라고 적혀 있어도, 유당 문제와는 별개일 수 있습니다.
유당 때문이라면 필요한 효소는 락타아제(유당분해효소)입니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테아제와는 다릅니다.
소화효소 배합의 근거로 확인되는 인체 연구는 완두단백에 효소와 프로바이오틱스를 섞어 15일간 보충한 시험(Frontiers in Nutrition, 2024) 정도입니다. 섭취 30분 내 아미노산 흡수 속도의 상승 경향과 일부 아미노산의 유의한 흡수율 증가가 보고됐는데요. 한계가 뚜렷합니다. 효소 단독이 아니라 효소+프로바이오틱스 복합이었고, 소규모·단기였으며, ‘흡수 속도’라는 대리지표일 뿐 근육량·근력 같은 임상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소화효소 배합이 설사나 복부팽만을 줄인다”는 인체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4명 중 3명’이라는 숫자도 흔들립니다
“한국인 4명 중 3명이 유당불내증”이라는 말, 익숙하실 텐데요. 이 수치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 출처 | 수치 | 성격 |
|---|---|---|
| 기존 통설(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등) | 약 75% | 오래 인용돼 온 수치 |
| 단국대·을지대 공동연구 (2026) | 31.9% | 14~59세 623명, 증상 기준. 대부분 경증 |
| 국제 문헌 (락타아제 비지속성) | 동아시아 70~100% | 유전형 기준이지 증상 기준이 아님 |
핵심은 세 가지 개념이 자주 뒤섞인다는 점입니다. ①락타아제 비지속성(유전) ②유당 흡수장애(검사) ③증상이 실제로 나타나는 유당불내증(임상)은 서로 다릅니다. 유전적으로 락타아제가 줄어드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그만큼이 다 설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연구에서 우유 섭취 후 2시간 내 위장 증상을 보고한 비율은 29.5%였고, 일시적 사례를 제외하면 약 30%가 실제 유당불내증에 해당했습니다. 증상 발현자의 약 74%가 섭취 후 2시간 안에 증상을 겪었습니다.
다만 한계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 연구는 14~59세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층만을 대상으로 한 국내 유당불내증 유병률 통계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위 31.9%를 부모님 세대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먹은 단백질이 전부 근육이 되지는 않습니다
“흡수가 잘 돼서 그대로 근육 합성으로 간다.” 광고에서 흔히 보는 문장인데요. 생리학적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Trommelen 등이 2023년 Cell Reports Medicine에 발표한 연구는 저항운동 후 우유단백 25g과 100g을 섭취하게 하고, 동위원소로 12시간 동안 추적했습니다.
| 섭취량 | 골격근 단백질로 편입된 비율 |
|---|---|
| 25 g | 약 12~18% (약 3~4.5 g) |
| 100 g | 약 13% (약 13 g) |
섭취한 아미노산은 ①내장(splanchnic)에서의 1차 통과 추출 ②전신 순환 후 여러 조직의 단백질 합성 ③산화와 요소 생성으로 나뉘어 쓰입니다. 골격근은 그중 일부입니다.
이 분야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논쟁도 있습니다. 기존의 “한 끼 20~25g에서 근단백질 합성이 포화되고 초과분은 산화된다” 는 모델과, Trommelen 2023의 “상한이 없다” 는 결과가 충돌합니다. 진행 중인 논쟁이라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어느 모델을 택하든 “전량이 근육으로 간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건 마케팅 표현이지 생리학이 아닙니다.
류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류신이 mTOR 경로를 통해 근단백질 합성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은 맞고, 유청단백은 류신이 많고 흡수가 빨라 카제인이나 대두보다 자극이 큽니다. 대두단백은 류신 비율이 총단백의 약 7.5%로 낮은 편입니다. 대한의사협회지 2024도 BCAA(특히 류신)와 β-HMB를 언급하며 필수아미노산 1일 20g을 거론합니다.
그런데 반대 근거도 있습니다. 하지를 고정한 상태의 청년·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무작위시험에서 류신 보충은 일일 근단백질 합성률 감소나 다리 근육량 손실을 막지 못했습니다. 류신은 만능이 아닙니다.
시작 전에 신장부터 — 가장 중요한 이야기
이 글에서 딱 하나만 기억하고 가신다면, 저는 이 부분을 고르겠습니다.
70세 이상 넷 중 한 명이 만성콩팥병입니다
2021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8.4%인데, 70세 이상에서는 26.5% 입니다. 75세 이상은 44세 미만에 비해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8배로 보고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임상에서는 eGFR이 45~60 mL/min/1.73m²로 경미하게 떨어졌지만 단백뇨는 없는 고령 환자가 흔하게 관찰됩니다.
증상이 없어서, 본인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다만 정확히 말씀드리면, 국내 고령자의 CKD 미진단율(인지율) 자체를 정면으로 다룬 공식 통계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위 임상 기술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흔하다”를 뒷받침하는 정도까지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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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이 정반대로 갈립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같은 ‘고단백’을 두고 지침이 반대 방향을 가리킵니다.
| 대상 | 권고 |
|---|---|
| 건강한 성인 | 고단백(≥1.5 g/kg 또는 ≥100g/일)이 GFR 변화량에 악영향을 주지 않음 (Devries 등, J Nutr 2018 — 28편·1,358명 메타분석). 다만 고단백군의 GFR 절대값 자체는 더 높게 관찰됨 |
| CKD 3~5기(비투석) | KDIGO: 0.8 g/kg/일. 1.3 g/kg/일을 넘는 고단백은 신기능 저하 위험군에 권장하지 않음 |
| CKD + 노쇠·근감소증 동반 고령자 | 안정적·서서히 진행하는 경우 1.0~1.2 g/kg/일을 제안하기도 함(영양불량·근감소 예방). 진행성이면 대사적으로 안정된 조건에서 0.6~0.8 g/kg/일. 매우 저단백식(VLPD)은 노쇠·근감소 고령자에게 피해야 함 |
| 투석 환자 | 별도 기준. 소금 5g 이하 제한, 단백질·칼륨·인 조절 필요 (질병관리청) |
“단백질 많이 먹어도 신장에 문제없다”는 말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말에는 ‘건강한 신장’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습니다.
부모님 세대는 그 전제가 성립하는지를 본인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순서가 이렇게 됩니다. 보충제를 시작하기 전에 혈액검사(eGFR·크레아티닌)로 신장 기능을 먼저 확인하는 것. 건강검진 결과지에 이미 적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장 말고도 상담이 먼저인 경우
- 통풍·고요산혈증 — 단백질 보충제를 매일 다량 섭취하면 통풍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요산은 퓨린 대사 산물이라, 신기능이 떨어져 배설이 줄거나 퓨린이 많은 식품을 과다 섭취하면 축적됩니다. 고요산혈증 기준은 혈중 요산 7.0 mg/dL 초과입니다.
- 간질환 — 진행성 간질환에서는 단백질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 구체 지침 수치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주치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 우유·대두 알레르기 — 유청·카제인 알레르기, 대두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표시되지 않은 대두 성분이 검출된 제품이 있었습니다. 식약처가 단백질 기능성에 붙인 주의사항도 “특정 단백질에 알레르기를 나타내는 경우 섭취 주의”입니다.
- 당뇨·고혈압, 여러 약을 복용 중인 경우 — 고령자는 다약제 복용이 흔합니다. 시작 전에 의사·약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단계 — 그제야 성분표를 봅니다
운동이 자리 잡았고, 식사로 채워 봤고, 신장 기능도 확인했다면. 그때 비로소 제품을 봅니다. 저는 이 순서가 뒤집혀 있는 게 이 시장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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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가 인정한 표현은 여기까지입니다
먼저 두 갈래를 구분해야 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식약처가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한 제품이고, 인정마크·기능성 정보·기능성분 함유량이 표시됩니다. 반면 단백질 보충용 일반식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어서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 시중 단백질 파우더 상당수가 여기 해당합니다.
식약처 고시상 단백질의 인정된 기능성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근육, 결합조직 등 신체조직의 구성성분
- 효소, 호르몬, 항체의 구성에 필요
- 체내 필수 영양성분이나 활성물질의 운반과 저장에 필요
- 체액, 산-염기의 균형 유지에 필요
- 에너지, 포도당, 지질의 합성에 필요
지표성분은 조단백질이고, 일일섭취량은 단백질로서 12.0g 이상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1번이 어디서 끝나는가입니다.
“근육, 결합조직 등 신체조직의 구성성분” — 딱 여기까지입니다.
“근육 합성 촉진”, “근감소증 예방”, “근력 증가”, “근손실 방지”는 인정된 기능성 문구가 아닙니다. 제품 효능처럼 이런 표현을 쓰면 안 됩니다. 이 글도 마찬가지 기준으로 썼습니다.
실제 적발 사례가 있습니다
이게 그냥 서류상의 규정이 아니라는 걸 보여 주는 사례가 있는데요.
알부민 식품 부당광고 판매업체 9개소가 적발됐습니다. “알부민이 부족하면 근감소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는 식으로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하고, 일반식품에 ‘피로회복’·’간 기능 유지에 도움’ 같은 문구를 써서 약 18억원어치를 판매한 사례입니다.
이 밖에도 식약처는 일반식품 온라인 판매 게시물 점검에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165건을 적발했고, 단백질바 등에서 ‘근력 생기고 살 빠진다’는 허위·과대광고도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그래서 광고 문구를 볼 때 기준이 하나 생깁니다.
“근감소증”이라는 단어로 불안을 자극하는 제품 설명은, 그 자체가 이미 규정 밖의 표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품질과 중금속 — 논쟁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공포를 조장하지 않고 양쪽을 다 적겠습니다.
국내(한국소비자원, 2023) — 단백질 보충 일반식품 16개 제품 품질시험 결과입니다.
- 단백질 함량이 4~29g으로 제품 간 최대 7.3배 차이가 났습니다. 가장 많은 제품은 1회 섭취로 1일 기준치(55g)의 53%를 충족했습니다.
- 전 제품에서 이물·미생물·보존료가 불검출됐고, 곰팡이독소(아플라톡신 M1)와 중금속(납·카드뮴)도 모두 준용 기준 이하로 안전한 수준이었습니다.
- 1개 제품에서 표시되지 않은 대두 성분이 검출돼 업체가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기를 개선했습니다.
해외 자료 — 성격을 밝히고 인용하겠습니다.
- Clean Label Project(2025.1) 는 160개 제품 중 47%가 캘리포니아 Prop 65 납 기준을 초과했고, 21%는 2배를 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기농 제품이 납 3배·카드뮴 2배, 초콜릿맛이 바닐라맛 대비 납 4배·카드뮴 최대 110배였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옹호단체의 자체 발표이며 동료심사 논문이 아닙니다.
- 이에 대해 업계 단체는 Prop 65의 납 경고 기준이 0.5 µg/일인 반면 FDA의 성인 잠정참고치는 12.5 µg/일이라며, 기준선 차이를 설명하지 않은 채 ‘충격적 수준’으로 표현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물론 이쪽도 이해관계가 있는 입장입니다.
- Consumer Reports(2025.10) 는 23개 제품을 시험해 다수에서 납을 검출했고, 2/3 이상이 자체 우려 기준(1회분당 납 0.5 µg)을 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조사 대상과 기준선이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납이 나왔다더라”만 떼어 읽으면 과하게 겁먹게 되고, “국내는 안전하다”만 읽으면 반대로 방심하게 됩니다. 두 결과가 같은 잣대로 잰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성분표에서 확인할 것
브랜드 추천 대신, 확인 항목만 정리하겠습니다.
- 1회분 단백질 함량 — 제품 간 편차가 최대 7.3배였습니다. ‘단백질 제품’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 유당 표시 — 설사가 걱정이라면 여기부터 봅니다. WPI인지 WPC인지, 락타아제 처리 여부가 적혀 있는지.
-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 — 우유, 대두 표기를 확인합니다.
- 건강기능식품 인정마크 유무 — 일반식품이라면 기능성 표시가 붙어 있을 수 없습니다.
- 광고 문구 — 질병 예방·치료를 표방하거나 불안을 자극하면, 그 자체가 신호입니다.
정리하면, 순서 하나입니다
길게 썼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건 하나였습니다.
순서입니다.
- ① 저항운동이 먼저입니다. 대한의사협회지는 “근감소증 중재와 예방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운동”이라고 명시했고, 질병관리청은 주 2~3회 저항성 운동을 권합니다. 비허약 노인 메타분석(ten Haaf, 2018)에서는 단백질 보충만으로는 근육량·근력이 늘지 않았습니다.
- ② 그다음이 식사입니다. 지침의 원칙은 Food First입니다. 한국 노인의 단백질 섭취는 대체로 평균필요량을 넘었고, 75세 이상 여성 등 일부 집단이 뚜렷하게 부족했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어느 쪽인지 먼저 계산해 보는 게 순서입니다.
- ③ 부족한 만큼을 보충제로 채웁니다. 이때 산양유는 유당 회피의 해법이 아닙니다. 유당이 4%대로 우유와 같은 급이고, “소화가 편하다”는 이야기는 지방구 크기와 αS1-카제인에 관한 것이지 유당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유당이 걱정이면 WPI·락타아제 처리 제품·발효유·식물성 단백질을 봅니다. (WPI도 완전 무유당은 아닙니다)
- 먹은 단백질이 전부 근육이 되지는 않습니다. 동위원소 추적에서 골격근 편입 비율은 13~18% 였습니다.
- 가장 중요한 건 신장입니다. 70세 이상 만성콩팥병 유병률 26.5%, 증상 없이 신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건강한 성인에서는 고단백이 신기능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연구가 있지만, ‘건강한 신장’이 전제입니다. CKD 3~5기에는 KDIGO가 0.8 g/kg/일을 권하고 1.3g/kg 초과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 단백질의 인정된 기능성 표현은 “근육, 결합조직 등 신체조직의 구성성분”까지입니다.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표현은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그리고 진료가 먼저인 신호를 남겨 두겠습니다. 아래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보충제를 시작하기 전에 의사·영양사와 먼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 신장질환(만성콩팥병)·투석 중이거나, 신장 기능 수치를 최근 확인하지 않은 경우
- 당뇨·고혈압으로 치료 중인 경우
- 통풍이나 고요산혈증 진단을 받은 경우
- 간질환이 있는 경우
- 우유(유청·카제인)·대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 여러 종류의 약을 함께 복용 중인 경우
- 최근 체중이 이유 없이 줄거나, 앉았다 일어서기·계단 오르기가 눈에 띄게 힘들어진 경우
- 보충제를 시작한 뒤 설사·복부팽만이 계속되거나, 붓기·소변량 변화가 생긴 경우
이 글의 사실과 수치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근 손실·투석환자 식이요법), 대한의사협회지(2024, 근감소증 진단과 관리),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KDRI)과 근거 논문(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2022), ten Haaf 등의 AJCN(2018) 메타분석, 2025년 단백질·저항운동 병행 메타분석, Epidemiology and Health(2024), Trommelen 등의 Cell Reports Medicine(2023), Devries 등의 J Nutr(2018), KDIGO/KDOQI CKD 영양 지침, PROT-AGE(2013)·ESPEN(2014) 권고, MDPI Dairy(2022) 산양유 리뷰, Frontiers in Nutrition(2024), 단국대·을지대 공동연구(2026), 한국소비자원 단백질 보충 일반식품 품질시험(2023),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고시와 부당광고 적발 발표를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특정 제품을 권하거나 개인별 섭취량을 처방하지 않습니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시라면, 시작 전에 반드시 의사·영양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돌아보면 제가 처음에 검색했던 건 ‘어떤 제품이 좋은가’였습니다. 답을 빨리 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파우더 한 통을 사서 보내 드리면 뭔가 해 드린 기분이 드니까요.
그런데 자료가 가리키는 방향은 달랐습니다. 부모님께 필요한 건 통 하나가 아니라, 주 2~3회 함께 움직이는 시간과 식탁 위 반찬 한 가지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부모님 댁에 가시면, 제품 검색 대신 지난번 건강검진 결과지부터 한 번 꺼내 보시기 바랍니다. 거기 이미 적혀 있는 숫자가, 검색창에서 찾을 수 있는 어떤 후기보다 부모님께 가까운 정보일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