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 열심히 해도 시리고 피 난다면, 회전법보다 ‘이것’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양치질을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칫솔을 꽉 쥐고, 입 안이 개운해질 때까지 힘을 줘서 박박 닦았는데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찬물을 마시면 앞니 옆이 찌릿했고, 저녁 양치 때마다 거품에 분홍빛이 섞여 나왔습니다.
그래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이런 문장이었는데요.
“분명 양치질 열심히 하는데 이가 점점 시리고 피가 난다면? ‘이것’ 바꾸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것’의 답은 대부분 ‘회전법’이었습니다. 옆으로 문지르지 말고,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쓸어내리라는 것이었는데요.
이 글을 쓰려고 질병관리청 자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안내, 국내외 논문을 하나씩 확인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바꿔야 할 ‘이것’은 특정한 칫솔질 ‘법’이 아니었습니다.
바꿔야 할 것은 ‘세게, 크게, 옆으로 문지르던 습관’입니다.
그리고 두 가지를 먼저 바로잡고 가야 합니다.
첫째, 잇몸에서 피가 나는 건 대개 세게 닦아서가 아니라, 잇몸 경계에 남은 치태(세균막) 때문에 염증이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둘째, 이가 시린 원인은 칫솔질 말고도 여러 가지라서, 칫솔질만 바꿔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 “방법 이름보다, 부드럽게·잇몸 경계를·빠짐없이.”
먼저 정정합니다 — 잇몸 피는 ‘세게 닦아서’보다 ‘덜 닦여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양치할 때 피가 나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실 텐데요. “내가 너무 세게 닦았나 보다.” 그래서 피 나는 쪽은 살살 피해서 닦게 됩니다.
그런데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잇몸병(치주질환)’ 항목은 원인을 다르게 설명합니다.
“치태 내의 세균들이 만들어낸 독소가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잇몸이 뻘겋게 붓고, 치아를 닦을 때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입 냄새가 납니다.”
입 속에는 300여 종의 세균이 살고, 이 세균이 덩어리져 치아 면에 붙은 얇은 막이 ‘치태’입니다. 이 치태가 잇몸 경계에 남아 있으면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그 염증 때문에 닦을 때 피가 나는 것인데요.
국제 치주질환 분류 합의(2017 세계 워크숍)도 잇몸 염증(치은염)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탐침 시 출혈’을 둡니다. 즉 출혈은 ‘세게 닦은 결과’이기 전에 ‘염증이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물론 세게 닦는 것이 잇몸에 전혀 상관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칫솔질이 잇몸에 작은 상처를 낼 수 있다는 보고가 있고, 13개 연구를 묶은 체계적 문헌고찰(Ranzan, 2019)에서는 뻣뻣한 칫솔모가 중간·부드러운 칫솔모보다 잇몸 병변을 더 많이 만들었습니다. 다만 이건 부차적인 원인입니다.
피가 난다고 그 부위를 피하면 안 되는 이유
여기서 오해가 하나 생기는데요. “피가 나니까 며칠 그쪽은 닦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출혈의 원인이 치태라면, 그 부위를 피할수록 치태는 더 남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잇몸병 치료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환자가 스스로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영국 NHS도 잇몸 질환 관리로 불소치약을 써서 하루 2회 이상 계속 닦기를 권합니다.
다행인 점도 있습니다.
초기 잇몸 염증(치은염)은 되돌릴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염증이 잇몸 연조직에 국한된 초기에는 “치석제거술과 구강위생 관리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피가 나는 곳일수록 힘을 빼고, 부드럽게, 빠짐없이 닦는 쪽이 맞는 방향입니다.
잘 닦아도 피가 계속 난다면
한 가지는 꼭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잇몸 출혈에는 치태와 무관한 원인도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사춘기·생리·임신·당뇨 같은 호르몬 변화, 백혈병 같은 혈액질환, 고혈압약·항경련제·면역억제제·경구피임약 같은 약물의 영향도 꼽습니다. 국제 합의에서도 이런 비치태성 잇몸 질환은 치태를 제거해도 대개 좋아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래서 부드럽게, 꼼꼼히 닦는데도 피가 계속 난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마시고 치과에서 원인을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NHS도 평소 칫솔질에 잇몸에서 피가 나면 치과를 보라고 안내합니다.

‘열심히’ 닦는데 왜 남을까 — 평소 칫솔질을 찍어본 연구
저는 이 대목이 가장 뜨끔했습니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연구팀이 2019년 대한구강보건학회지에 발표한 연구가 있는데요. 치주질환이 없는 19~30세 성인 30명에게 특별한 교육 없이 ‘평소대로’ 칫솔질을 하게 하고, 그 과정을 촬영해 부위별로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 관찰한 부위의 30%는 아예 닦이지 않았습니다.
- 특히 혀·입천장 쪽 안쪽 면은 52.92%가 생략됐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열심히’는 흔히 ‘세게’를 뜻하는데요. 정작 문제는 ‘세기’가 아니라 ‘빠짐없이’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바깥쪽 앞니는 힘줘서 몇 번이고 문지르면서, 거울로 잘 안 보이는 안쪽 면은 건너뛰는 것. 제 칫솔질이 딱 그랬습니다.

Photo: Ron Lach / Pexels
물론 30명, 20대 위주의 연구라 저자들 스스로도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나는 열심히 닦는데”라는 생각을 한 번쯤 의심해 볼 근거로는 충분했습니다.
이가 시린 이유 — 칫솔질은 여러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는 시린 이 이야기입니다.
정확한 이름은 ‘상아질 지각과민증’입니다. 치아 바깥의 법랑질이나 그 안쪽 상아질에는 신경이 없는데요. 상아질이 드러나면 찬 자극이 안쪽 치수 신경까지 전달되면서 예리하고 짧은 통증이 생깁니다.

Photo: Srattha Nualsate / Pexels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지각과민증은 연구에 따라 성인의 8~57%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입니다. 30~40대에 많고, 성별 차이는 거의 없으며, 송곳니와 작은 어금니에 많이 나타납니다. 통증이 가장 심한 부위는 90% 이상이 잇몸과 치아의 경계부(치경부)라고 하는데요.
질병관리청이 설명하는 칫솔질의 역할
질병관리청 ‘시린이(치아지각과민)’ 항목은 지각과민증의 첫 번째 원인으로 잘못된 양치 습관을 꼽습니다. 그 설명은 이렇습니다.
“과도한 힘을 가해 좌우로 칫솔질을 하면 치경부의 잇몸이 자극을 받아 뿌리 쪽으로 내려가면서, 잇몸에 덮여 있던 치아의 일부가 노출됩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치경부의 얇은 법랑질과 뿌리를 덮고 있는 백악질이 닳아 그 아래 상아질이 드러납니다.”
이런 습관이 계속되면 치경부가 ‘V’ 형태로 파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특징적으로 오른손잡이는 왼쪽 치아의 볼 쪽 치경부, 그중에서도 힘이 집중되는 송곳니와 작은 어금니 부위에 많이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제가 찌릿했던 곳도 딱 그 근처였습니다.
다만, 인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솔직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칫솔질과 잇몸 퇴축·치경부 패임의 관계를 본 체계적 문헌고찰이 2편 있는데요. 18편의 연구를 묶은 Rajapakse(2007)와, 메타분석 159명과 단면연구 13편을 검토한 Heasman(2015)입니다. 두 연구 모두 결론은 같았습니다. “근거가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inconclusive).”
그리고 치경부가 패이는 데는 칫솔질 말고도 관여하는 것이 있습니다.
- 산에 의한 용해(침식) — 신 과일, 탄산음료, 와인, 위산 역류 등. 질병관리청은 이 경우 부드러운 ‘U’자 형태로 패인다고 설명합니다.
- 과도한 교합력 — 이 악물기, 이갈이. 질병관리청은 칫솔질로 생긴 병소와 비슷한 ‘V’ 형태가 될 수 있다고 기술합니다. 다만 국제 리뷰(Bartlett 2006, Michael 2009)에서는 이런 ‘굴곡파절’ 개념이 아직 임상 근거가 부족한 이론 단계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러니 “칫솔질 때문에 이가 파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칫솔질은 여러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 이 정도가 지금 근거가 말해주는 범위인데요.
시린 이의 원인은 이렇게 다양합니다
질병관리청이 정리한 원인을 모아 보면 이렇습니다.
- 잘못된 양치 습관(힘을 준 좌우 문지르기)
- 과도한 교합력(이 악물기·이갈이)
- 산에 의한 용해(산성 음식·음료, 위산 역류)
- 구강 위생 불량 → 치주질환 → 뿌리 노출
- 스케일링·잇몸 치료 후 일시적 시림
- 크라운 등 수복 치료 후
- 나이가 들며 뿌리가 노출되는 경우
또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치주질환의 60~98%에서 지각과민증이 동반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잇몸이 좋지 않으면 시린 이도 함께 올 수 있다는 뜻인데요.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충치(특히 치아 사이), 금 간 치아, 신경 염증도 시린 이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자가진단으로 대처하면 충치나 다른 질환과 혼동해 병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위산 역류가 잦으시다면 치아 관리와 함께 역류 자체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회전법 양치, 공식 권고는 어떻게 말할까요
이제 가장 많이 검색하시는 부분입니다.
흔히 “옆으로 닦지 말고 회전법으로 바꿔야 한다”고들 하는데요. 회전법은 칫솔모를 잇몸에 대고, 윗니는 아래로·아랫니는 위로, 잇몸에서 치아가 나온 방향으로 쓸어 돌리며 닦는 방식입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이 방법을 주로 교육해 왔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현재 한국 공식 출처는 회전법을 유일한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질병관리청 — “특별히 따로 권장하지 않는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구강병 예방 및 관리방법'(2026년 5월 업데이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치아를 닦는 방법은 특별히 따로 권장하지 않지만, 치아나 잇몸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모든 치아 표면을 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2분 이상, 거울을 보면서 빠진 곳이 없는지 확인하면서 닦는 것이 좋습니다.”
방법의 이름보다 ‘손상 없이, 모든 면을, 2분 이상’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 회전법이 아닌 ‘SOOD법’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연치아아끼기운동본부가 교육용으로 쓰는 것은 회전법이 아니라 SOOD법입니다.
- S — 부드러운 칫솔로, 연필 잡듯 잡고 부드럽게
- O — 입을 벌리고 닦는 치아를 보면서
- O — 문지르지 말고 하나씩
- D — 잇몸 쪽으로 칫솔을 깊이 넣어 치아와 잇몸의 경계부를
운동본부 안내에는 이런 문장이 있는데요. “칫솔질은 치아를 닦는 것이 아니라 치아와 잇몸의 경계부를 닦는 것입니다.” 저는 이 한 문장이 이번 글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연구 — 30명의 평소 칫솔질에선 회전 동작 부위가 덜 닦였습니다
앞서 소개한 서울대 연구(2019, 성인 30명)는 평소 칫솔질 동작을 부위별로 분류해 치면세균막 지수를 비교했습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깨끗하게 닦였다는 뜻입니다.
| 칫솔질 동작 | 평균 치면세균막 지수 (낮을수록 깨끗) |
|---|---|
| 사선 | 1.74 |
| 원호 | 1.85 |
| 수평 | 2.06 |
| 수직 | 2.24 |
| 회전 | 2.44 |
| 닦지 않은 부위 | 2.52 |
회전 동작으로 닦은 부위는 사선·원호 동작 부위보다 유의하게 치면세균막 지수가 높았습니다. 연구팀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회전법을 권장하거나 교육하는 것은 이론적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이 연구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반드시 같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 30명, 20대 위주의 소규모 관찰연구입니다.
- 교육받은 정석 회전법이 아니라 ‘평소에 하던 동작’을 분류한 것입니다.
- 치태 제거만 측정했고, 치아 마모나 잇몸 손상은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 초등학교 6학년 127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국내 연구에서는 회전법과 바스법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 책임자인 조현재 교수도 이후 치의신보 기고에서 “회전법을 절대로 쓰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해외에서는 어떤 방법을 권할까
국제적으로도 “이 방법이 정답”이라는 합의는 없습니다.
- 치과협회·교과서 등의 권고를 분석한 연구(Wainwright, 2014)에서 가장 많이 권장된 방법은 변형 바스법(19곳)이었고, 바스법 11곳, 폰즈법 10곳, 스크럽법 5곳이었습니다.
- 세계치과연맹(FDI)의 2024년 합의는 방법 간 우열을 따지지 않고, 예시로 (변형) 바스법이나 폰즈법을 들며 모든 면과 잇몸을 닦도록 가르치라고 했습니다. 치주염이 있는 사람은 잇몸선에 특히 주의하라고 덧붙였습니다.
- 무작위 대조연구 13편(15개 연구)을 묶은 네트워크 메타분석(Deinzer, 2024)은 어떤 칫솔질 기법이든 효과에 대한 근거가 제한적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회전법은 틀린 방법이 아닙니다. 다만 유일한 정답도 아닙니다.
회전법으로 잘 닦고 계셨다면 굳이 버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방법의 이름이 아니라, 그 안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요소들이니까요.

좌우 움직임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여기서 헷갈리실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좌우로 닦는 습관을 문제 삼는데, 서울대 연구에서는 수평 동작이 섞인 방식이 치태 제거에 유리해 보였으니까요. 시간까지 고려한 분석에서 치태 감소가 통계적으로 유의했던 건 수평 동작뿐이었습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도 칫솔을 잇몸선에 45도로 대고 “짧은 스트로크로 부드럽게 앞뒤로” 움직이라고 안내합니다.
이 두 이야기는 모순이 아닌데요. 질병관리청이 문제 삼는 건 ‘과도한 힘’을 준 ‘크고 긴’ 좌우 문지르기입니다. ADA가 권하는 건 잇몸 경계에서 가볍고 짧게 움직이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문제는 ‘옆으로’가 아니라 ‘세게, 크게’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바꾸면 될까요 — 근거가 겹치는 칫솔질 습관
특정 ‘법’의 이름 대신, 한국 공식 출처와 국제 권고가 공통으로 말하는 것만 모았습니다.
| 바꿀 습관 | 이렇게 | 근거 |
|---|---|---|
| 칫솔을 꽉 움켜쥐기 | 연필 잡듯 가볍게 쥐기 | 대한치과의사협회 SOOD법 |
| 뻣뻣한 모 + 힘주기 | 부드러운 모 + 가벼운 힘 | 대한치과의사협회, ADA, Ranzan 2019 |
| 치아 면만 닦기 | 잇몸과 치아의 경계부에 칫솔모 대기 | 질병관리청, 대한치과의사협회, ADA(45도) |
| 여러 개를 한꺼번에 크게 문지르기 | 한두 개씩, 짧게 | 대한치과의사협회(“하나씩”), ADA(“짧은 스트로크”) |
| 바깥 면 위주 | 혀·입천장 쪽 안쪽 면까지 | 질병관리청(“모든 치아 표면”), 서울대 연구 |
| 짧게 끝내기 | 2분 이상, 거울 보며 | 질병관리청 |
| 칫솔질 후 물로 여러 번 헹구기 | 불소치약은 뱉기만 | 질병관리청 |
| 칫솔만 쓰기 | 치실·치간칫솔 함께 | 질병관리청, 대한치과의사협회 |

부드러운 모, 연필 잡듯 가볍게
세계치과연맹(FDI) 2024년 합의는 작은 칫솔 헤드에 부드럽거나 중간 경도의 모를 권합니다. 제조사마다 경도 표시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는데요. ADA는 부드러운 모를 권하고,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가늘고 부드러운 모가 빽빽한 칫솔을 권합니다.

Photo: Tara Winstead / Pexels
제가 가장 먼저 바꾼 건 쥐는 법이었습니다. 주먹으로 움켜쥐던 칫솔을 연필 잡듯 손끝으로 잡으니, 힘이 저절로 빠지더라고요.
참고로 수동 칫솔이든 충전식 전동칫솔이든 둘 다 괜찮습니다. FDI는 어느 쪽이든 효과는 사용하는 사람의 기술에 달려 있다고 봤습니다.
잇몸 경계에, 한두 개씩, 짧게
칫솔모 끝을 잇몸과 치아가 만나는 선에 대고, 치아 한두 개 범위에서 짧게 움직입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한 번에 치아 3~4개를 크게 문지르는 습관을 따로 지적하는데요.
회전법을 쓰시는 분이라면 칫솔모를 잇몸 경계에 먼저 댄 뒤 쓸어 마무리하시면 됩니다. 바스법처럼 잇몸 경계에서 짧게 진동을 주셔도 됩니다. 어느 쪽이든 ‘잇몸 경계에서, 힘을 빼고’가 공통분모입니다.
빠짐없이, 2분 이상, 자기 전은 필수
질병관리청은 하루 두 번 이상, 불소치약으로, 2분 이상 닦기를 권합니다. 특히 자기 전에는 반드시 닦으라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이라는 ‘3·3·3 원칙’이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질병관리청 최신 자료는 “예전에는 식후에 바로 칫솔질을 하라고 권고했지만, 요즘에는 자기 전에는 필수적으로 닦고, 다른 한번은 적절한 시기에” 닦는 쪽으로 설명이 바뀌었습니다.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도 중요합니다. 서울대 연구에서는 치아 3~4개 구역마다 10초 이상 닦은 경우, 방법과 상관없이 치면세균막 제거에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질병관리청은 칫솔질 후 남은 치약을 헹구어 내지 말고, 남은 치약만 뱉도록 권고합니다. 물로 여러 번 헹구던 습관이 있다면 이것도 함께 바꿔볼 만한데요.
치실·치간칫솔, 그리고 산성 음료 뒤 30분
칫솔모는 치아 사이까지 잘 닿지 않습니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치과의사협회 모두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함께 쓰도록 안내합니다. 치간칫솔은 치아 사이 간격에 맞는 크기가 중요해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전문가에게 크기를 확인받으라고 권합니다.
탄산음료나 술 같은 산성 음료를 마셨다면, 질병관리청은 바로 닦지 말고 30분 정도 지난 뒤 닦으라고 합니다. 다만 칫솔질 시점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반대 견해(Wiegand, 2025, 실험실 근거 위주)도 있어서, 저는 이걸 ‘절대 규칙’보다는 ‘가능하면 지키는 습관’ 정도로 받아들였습니다.
칫솔 교체 — 달력보다 칫솔모 상태를 보세요
칫솔 교체 이야기도 많이 들으실 텐데요. “벌어진 칫솔모는 플라그를 전혀 못 긁어내니 2~3개월마다 반드시 바꿔라”는 말이 대표적입니다.
확인해 보니 교체를 권하는 것 자체는 맞았습니다. 다만 세부 내용은 조금 달랐습니다.
국제 권고는 ‘3~4개월 또는 모가 벌어지면 그 전에’
- ADA와 FDI(2024 국제 합의): 3~4개월마다, 또는 칫솔모가 눈에 띄게 벌어지면 그 전에 교체. FDI는 감염이나 질병을 앓은 뒤에는 즉시 바꾸라고 덧붙였습니다.
- 다만 FDI는 이 권고에 대해 “체계적 문헌고찰 근거는 없다”고 스스로 명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이 합의한 ‘모범 관행’이라는 뜻입니다.
- 질병관리청은 기간 숫자 대신 “칫솔모가 많이 휘거나, 끝이 꺾여 있다면” 세정 기능이 크게 떨어지므로 바로 교체하라고 안내합니다.
“2~3개월”이라는 숫자는 국내 기사에는 자주 보이지만, 이번에 1차 출처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닳은 칫솔, 덜 닦이지만 ‘0’은 아닙니다
닳은 칫솔의 효과를 본 연구들은 결과가 엇갈립니다.
- 172명이 1년 동안 바스법으로 닦으며 3개월마다 칫솔을 회수한 연구(Van Leeuwen, 2019)에서는, 심하게 닳은 칫솔을 쓴 사람의 치태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 반면 성인 34명의 전동칫솔 헤드 연구(Hogan, 2007)에서는 새 헤드와 3개월 쓴 헤드의 치태 감소율이 38.1% 대 37.1%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 7~9세 어린이 93명의 수동 칫솔 연구(Malekafzali, 2011)에서도 3개월 쓴 칫솔이 새 칫솔만큼 효과적이었습니다.
- 3개월 쓴 수동 칫솔을 본 또 다른 연구(Conforti, 2003)에서는 헌 칫솔도 치태를 유의하게 줄였고, 치아 사이에서만 새 칫솔이 더 나았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한 표현은 이렇습니다. 칫솔모가 심하게 벌어지면 덜 닦인다. ‘전혀’는 아닙니다.
Van Leeuwen 연구팀은 칫솔을 쓴 기간보다 칫솔모가 벌어진 정도가 교체 기준으로 더 적절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바깥쪽 모다발이 칫솔 머리 밖으로 벌어지면 바꿀 때라는 것인데요.
“벌어진 칫솔모가 잇몸에 상처를 낸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찾아본 자료에서는 이를 직접 확인한 연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근거로 확인된 건 앞서 말씀드린 뻣뻣한 칫솔모의 영향이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같은 연구에서 한 사람이 쓴 칫솔들의 마모 정도는 서로 꽤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3개월도 안 돼 칫솔모가 벌어진다면, 닦을 때 힘을 너무 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이 직접 내린 결론은 아니지만, 저는 제 칫솔을 보며 그렇게 느꼈습니다.
칫솔 보관은 단순하게
FDI는 사용 후 충분히 헹구고 세워서 공기 중에 말리고, 가족끼리 칫솔을 함께 쓰지 말라고 권합니다. 질병관리청은 뜨거운 물이나 항균제로 굳이 소독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칫솔질로 되돌릴 수 없는 것 — 여기서부터는 치과의 몫입니다
이 부분은 꼭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칫솔질을 바꿔도 이미 파인 치경부나 내려간 잇몸은 저절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칫솔질을 바로잡는 건 더 진행되지 않게 하는 일입니다. 이미 생긴 변화는 치과 치료의 영역인데요. 질병관리청이 정리한 시린 이 대처 순서는 이렇습니다.
- 시린이 전용 치약을 써 본다
- 계속되면 치과에서 약제 도포(드러난 상아세관을 막는 처치)
- 파인 부위가 있다면 레진 등으로 수복 — 약제 도포보다 효과가 훨씬 오래간다고 합니다
- 잇몸 이식 — 다만 다시 내려갈 수 있고 결과 예측이 어렵다고 합니다
- 보존 치료로 안 되고 일상이 어렵다면 신경치료
질병관리청은 “시린이 전용 치약으로 양치질해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치과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안내합니다. 치약으로 증상만 가려 두면 충치나 금 간 치아를 놓칠 수 있어서인데요.
스케일링은 1년에 한 번, 건강보험으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건강보험 치석제거술(스케일링)을 1회 받을 수 있습니다. 1년에 1회 이상 받는 것이 좋다고 하고요.
잇몸 질환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질병관리청이 인용한 국민건강영양조사(2018년 구강검사)에서 19세 이상 성인의 치주질환 유병률은 23.4%였습니다. 남성은 40대 39.2%, 50대 49.7%, 60대 55.2%, 여성은 50대 32.8%, 60대 39.5%로, 나이가 들수록 크게 늘었습니다.
이미 잇몸병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질병관리청은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치과에서 잇몸 검진과 관리를 받으라고 권합니다.
이 악물기나 이갈이가 있다면 그 습관을 바로잡는 것도 예방 수칙에 들어갑니다. 다만 치아를 깎아 교합을 조정하는 것 같은 되돌릴 수 없는 치료를 먼저 권하는 근거는 약하니, 치과의사와 충분히 상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Photo: Polina Zimmerman / Pexels
이럴 땐 치과로 — 증상별 병원 방문 기준
마지막으로,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 정리해 두겠습니다.
즉시 119 또는 응급실
아래 증상은 치아나 잇몸 감염이 번졌을 수 있는 신호입니다. 치과 예약을 기다리지 마세요.
- 숨쉬기, 말하기, 삼키기가 어렵다
- 눈 주위가 붓거나 아프다, 갑자기 시야에 이상이 생겼다
- 입 안(혀 밑·볼·잇몸)이 크게 부어오른다
-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
당일~수일 안에 치과 진료
- 잇몸이 심하게 붓고 아프거나, 고름이 나온다, 치아가 흔들린다
- 찬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시린 통증이 오래 지속된다 — 신경(치수) 염증일 수 있습니다
- 씹을 때 전기가 오르듯 찌릿하다 — 치아에 금이 갔을 수 있습니다
- 부드럽게 닦는데도 잇몸 출혈이 계속된다
- 잇몸 출혈과 함께 원인 모를 멍, 잦은 코피 같은 다른 출혈이 있다 — 치과와 함께 필요하면 내과 상담도 받으세요
- 치아 목 부분이 눈에 띄게 파였거나, 잇몸이 내려가 치아가 길어 보인다
- 시린이 전용 치약을 써도 증상이 계속된다
습관을 바꾸며 지켜봐도 되는 경우
아래 경우는 칫솔 습관을 고치며 지켜볼 수 있습니다. 다만 위의 증상이 생기면 한 단계 위로 올려 생각하세요.
- 찬 것을 먹을 때 잠깐 시리고 곧 사라진다 → 부드러운 모·가벼운 힘으로 바꾸고, 시린이 전용 치약을 써 본다
- 칫솔질할 때 가끔 소량 피가 나지만 붓기·통증·고름은 없다 → 잇몸 경계를 부드럽게, 빠짐없이 계속 닦고 치실·치간칫솔을 더한다
- 스케일링이나 잇몸 치료 직후 일시적으로 시리다 → 치석이 제거되며 뿌리가 드러나 생기는 일시적 증상이지만, 오래가면 진료를 받는다
특히 주의가 필요한 분들
-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잇몸 염증과 출혈이 늘 수 있습니다.
- 당뇨가 있는 분: 잇몸 출혈이 계속되면 치과 진료로 확인하세요.
- 항응고제·항혈소판제를 드시는 분: 잇몸 출혈이 신경 쓰이더라도 약을 임의로 끊지 마시고, 처방한 의사·치과의사와 상의하세요.
- 혈압약·항경련제·면역억제제를 드시는 분: 질병관리청은 잇몸이 부어오르는 증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 잇몸병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분: 재발할 수 있어 3~6개월 간격 점검이 권고됩니다.
- 어린이: 질병관리청은 초등학생 이하는 부모가 옆에서 지켜보며 도와주기를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자료를 다 읽고 난 뒤, 저는 칫솔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대신 쥐는 법을 바꿨습니다. 주먹 대신 손끝으로, 앞니 바깥 대신 잇몸 경계와 안쪽 면부터.
처음 며칠은 오히려 피가 조금 더 나는 것 같았는데요. 그동안 피해 다니던 곳을 닦기 시작했으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거품에 섞이던 분홍빛이 조금씩 줄었습니다. 물론 이건 제 경험일 뿐이고, 시린 앞니 옆은 결국 치과에서 확인을 받았습니다.
‘회전법’이라는 이름을 찾아 헤맬 필요는 없었습니다. 제가 바꿔야 했던 건 방법이 아니라, 세게 문질러야 잘 닦인다고 믿었던 마음이었습니다.
양치질은 힘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빠뜨리지 않는 일이니까요.
이 글은 일반적인 구강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치과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가 시리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고 스스로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증상이 계속되거나 심해지면 치과의사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구강병 예방 및 관리방법(2026-05 업데이트) / 시린이(치아지각과민)(2026-05 업데이트) / 잇몸병(치주질환)(2026-05 업데이트)
-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연치아아끼기운동본부 — 올바른 구강관리법(SOOD법)
- 구로구 보건소 — 올바른 잇솔질(회전법)
- Ko J, Kim SJ, Cho HJ. 칫솔질 방법 간 치면세균막 제거 효율 연구. 대한구강보건학회지 2019;43(3):111-117
- 치의신보, 2020-01-14 — 칫솔질 방법 연구의 진짜 의미(조현재 교수 기고)
- Glenny AM et al. Development of Tooth Brushing Recommendations Through Professional Consensus (FDI). Int Dent J 2024;74(3):526-535
- American Dental Association — Toothbrushes (Oral Health Topics)
- NHS — Gum disease / Dental abscess
- Chapple ILC et al. 2017 World Workshop consensus on gingival health and gingival diseases. J Periodontol 2018;89 Suppl 1:S74-S84
- Deinzer R et al. Manual toothbrushing techniques: network meta-analysis. PLoS One 2024;19(7):e0306302
- Wainwright J, Sheiham A. An analysis of methods of toothbrushing recommended. Br Dent J 2014;217(3):E5
- Heasman PA et al. J Clin Periodontol 2015;42 Suppl 16:S237-55 / Rajapakse PS et al. J Clin Periodontol 2007;34(12):1046-61
- Ranzan N et al. Bristle stiffness and adverse effects on soft tissues. Int Dent J 2019;69(3):171-182
- Bartlett DW et al. J Dent Res 2006;85(4):306-12 / Michael JA et al. Aust Dent J 2009;54(1):2-8
- Wiegand A et al. The Role of Oral Hygiene: Does Toothbrushing Cause Harm? Monogr Oral Sci 2025;33:32-37
- Van Leeuwen MPC et al. Toothbrush wear in relation to toothbrushing effectiveness. Int J Dent Hyg 2019;17(1):77-84
- Conforti NJ et al. J Clin Dent 2003;14(2):29-33 / Hogan LM et al. J Clin Periodontol 2007;34(2):130-6 / Malekafzali B et al. East Mediterr Health J 2011;17(2):11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