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증상과 압박스타킹, 밤 경련은 신호일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한동안 이 순서를 그대로 믿었습니다.
밤에 종아리에 쥐가 난다 → 하지정맥류인가 보다 → 압박스타킹을 하나 사자. 세 단계가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중간에 의심할 틈이 없었는데요.
그런데 자료를 하나씩 확인하면서 이 3단 직선이 꽤 위험한 지름길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야간 하지 경련은 성인의 절반 이상이 겪을 만큼 흔하고 대부분 원인이 뚜렷하지 않으며, 인구기반 연구에서는 단순 하지정맥류와 연관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압박스타킹은 누구나 사서 신어도 되는 물건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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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제를 밝히겠습니다. 아래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고, 특정 개인에 대한 진단이나 처방이 아닙니다. 다리 증상이 이어진다면 결국 확인은 진료실에서 하셔야 합니다.
밤에 나는 쥐, 하지정맥류의 신호일까요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이 이 질문입니다. 제목이 걸고 있는 주장이기도 하고요.
야간 경련은 생각보다 훨씬 흔합니다
미국가정의학회지(American Family Physician)가 2012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의 50~60%가 야간 하지 경련을 경험합니다. 소아는 약 7%이고, 나이가 들수록 늘어납니다. 환자의 최대 20%는 진료가 필요할 만큼 매일 불편을 겪고요.
절반이 넘는 사람이 겪는 일이라면, 그것만으로 특정 질환을 가리키기는 어렵습니다.
기전도 우리가 흔히 아는 것과 다릅니다. 같은 자료는 경련이 전해질 이상 때문이 아니라 근피로와 신경 기능 이상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합니다. 일상적인 혈액·전해질 검사는 진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적혀 있는데요. “전해질이 부족해서 쥐가 난다”는 익숙한 설명이 여기서 한 번 흔들립니다.
옥스퍼드 노년의학 저널(Age and Ageing)의 2016년 리뷰는 더 분명합니다. 60세 이상 일반진료 환자 233명 중 거의 3분의 1이 최근 2개월간 안정 시 경련을 경험했고, 80세 이상에서는 절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합니다.
“야간 경련은 대부분의 사람에서 특발성이다.”
특발성.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인구기반 연구는 오히려 반대를 가리킵니다
여기서 이 글의 가장 중요한 근거가 나옵니다.
본 정맥 연구(Bonn Vein Study 1, EJVES 2015) 는 18~79세 남녀 3,072명을 표준화 면접과 정맥 검사로 조사했습니다. 무거움, 조임, 부종, 통증, 근육 경련, 가려움, 하지불안 등 다리 증상을 정맥질환과 하나씩 대조한 연구인데요.
결과가 이렇습니다.
- 정맥질환과 가장 밀접했던 증상은 가려움·무거움·조임이었습니다.
- 근육 경련은 진행된 만성정맥부전(CVI)과만 연관됐고, 단순 하지정맥류와는 연관이 없었습니다.
- 하지불안은 정맥류·만성정맥부전 어느 쪽과도 연관이 없었습니다.
앞서 인용한 2016년 리뷰는 이 연구를 근거로 “근육 경련은 더 이상 정맥성 다리 증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소개합니다. 개별 병원의 주장이 아니라, 3천 명을 검사한 인구집단 자료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국내 공공자료는 증상 목록에 넣습니다
그렇다고 한쪽 말만 옮길 수는 없습니다. 반대편 자료도 분명히 존재하니까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거미모양 정맥 단계의 증상으로 다리 피로감·무거운 느낌·타는 듯한 쑤심과 함께 “야간의 경련성 통증(쥐가 나는 듯한 느낌)”을 명시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 정보 포털도 주요 증상에 “야간 경련성 통증”을 넣고 있고요. 서울아산병원 자료와 국내 연구진이 2024년 Journal of Chest Surgery에 실은 리뷰 역시 증상 목록에 야간 경련을 포함합니다.
즉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 목록 안에 야간 경련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정맥류가 쥐를 일으킨다”는 인과의 근거는 서로 엇갈립니다.
굳이 두 자료를 억지로 화해시키자면, 인구기반 연구에서 경련이 붙었던 쪽은 정맥류 자체가 아니라 정맥부전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는 점 정도가 접점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제 나름의 착지점은 이것입니다.
쥐 하나만 놓고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근거는 약합니다. 다만 눈에 보이는 핏줄 변화, 다리 무거움, 부종, 피부 색 변화가 ‘함께’ 있다면 정맥 문제를 확인해 볼 이유가 생깁니다.
조건부입니다. 단독 신호가 아니라 동반 신호인데요.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앞의 프레임으로 가면 곧장 스타킹 구매로 이어지고, 뒤의 프레임으로 가면 진료실로 이어지니까요.
쥐가 아니라 다른 문제일 때 — 함께 봐야 할 것들
경련의 2차 원인 목록은 꽤 넓습니다. 앞의 두 문헌이 열거한 것만 봐도 이렇습니다.
- 약물 — 이뇨제, 스타틴, 장시간 작용 베타2 작용제(LABA), 스테로이드 등
- 대사·내분비 — 간부전, 만성콩팥병,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 체액·전해질 — 전해질 이상, 혈액투석
- 신경계 — 말초신경병증, 요추 척추관 협착증, 파킨슨병, 운동신경원병
- 혈관 — 말초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정맥부전
- 기타 — 임신, 말기신질환, 항암치료 관련 신경손상
목록을 보면 알 수 있듯, 흔히 드시는 약이나 이미 알고 계신 만성질환이 훨씬 흔한 설명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밤에 다리가 불편한 상태 중에는 경련이 아닌 것들도 섞여 있는데요. 아래 표는 병명을 스스로 확정하시라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내 경우는 이런 특징이 있더라”를 진료 때 의사에게 전달하시라고 정리한 것입니다.
| 이런 특징이 있다면 | 함께 확인해 볼 것 |
|---|---|
| 통증성 수축이 아니라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참기 어려운 충동, 움직이면 완화됨 | 하지불안증후군(RLS) — 본 정맥 연구에서 정맥질환과 연관 없음 |
| 걸을 때 생기고 쉬면 사라지는 쑤심·경련, 손발이 차거나 발등·발목 맥이 약함 | 말초동맥질환(PAD)의 간헐성 파행 |
| 허리·다리 저림이 함께 있고 오래 서 있기 힘들며,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편해짐 | 요추 척추관 협착증 |
| 저림·따끔거림·전기 같은 통증이 시간대와 무관하게 이어짐 | 말초신경병증 |
| 수면 중 통증 없는 리듬성 발목 움직임(대개 본인은 모름) | 주기성 사지운동장애(PLMD) |
| 운동 중·직후에 생기고 근육이 만져질 만큼 단단해짐 | 운동 연관 경련 |
| 깊은 쑤심과 근력 저하, 특정 약 복용 후 시작됨 | 근염·근육통 (복용 약을 반드시 알릴 것) |

특히 말초동맥질환은 이 글 뒤쪽에서 다시 나옵니다. 압박스타킹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인데요. 밤마다 다리가 불편한데 걸을 때도 아프다면, 스타킹을 알아보기 전에 진료를 먼저 받으셔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는 어떤 병일까요
이제 정맥류 자체를 보겠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정맥류를 “정맥이 어떤 원인에 의해 혹처럼 확장되고 부풀어 오른 것”으로 설명하고, 주요 원인으로 정맥 내 판막 기능 이상을 듭니다. 나이가 들며 정맥의 탄력이 줄고 판막도 약해져 역류가 생긴다는 설명인데요.
MSD매뉴얼(2026년 1월 검토)은 순서를 조금 다르게 봅니다. 표재성 정맥의 벽이 쇠약해지는 것이 먼저이고, 그 결과 정맥이 탄성을 잃고 확장되며 판막이 분리되어 중력에 의한 역류가 생긴다는 쪽입니다.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안전한 서술은 이것입니다.
정맥벽이 약해지는 것과 판막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함께 작용해 혈액이 역류·정체되고, 그 결과 표재정맥이 늘어나 구불구불해집니다.
증상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증상 목록은 앞서 본 그대로입니다. 무거움, 다리 피로, 부종, 가려움, 욱신거림, 작열통, 쑤심. 서울아산병원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 약 70%에서 나타나는 붓기와 관련된 통증을 듭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MSD매뉴얼은 하지정맥류가 통증과 압통을 유발하지만 많은 사람은 증상이 없다고 적고 있습니다. 정맥류가 있어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반대로 다리 증상이 있어도 정맥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은데요.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눈에 보이는 단계는 등급으로 나뉩니다
국제적으로 쓰는 CEAP 분류(2020년 개정)는 이렇게 나눕니다.
| 등급 | 의미 |
|---|---|
| C0 | 보이거나 만져지는 정맥질환 징후 없음 |
| C1 | 거미정맥(모세혈관확장증) 또는 세망정맥 |
| C2 | 정맥류 (직경 3mm 이상) |
| C3 | 부종 |
| C4 | 피부·피하조직 변화 (색소침착·습진 / 지방피부경화증 / 코로나 정맥확장) |
| C5 | 치유된 정맥성 궤양 |
| C6 | 활동성 정맥성 궤양 |
이 표가 왜 중요하냐면, 뒤에 나올 압박 치료의 근거 수준이 등급마다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스타킹인데 C2에서의 위상과 C6에서의 위상이 다릅니다.
한 가지 균형은 잡고 가겠습니다. MSD매뉴얼은 하지정맥류만으로는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며 합병증은 극소수 환자에서 발생한다고 적습니다. 서울아산병원도 “모든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시하고요. 방치하면 큰일 난다는 식의 공포는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남성에게 드문 병이 아닙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제가 가장 크게 틀렸던 부분이 여기입니다.
저는 막연히 “정맥류는 남자 병”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국내 데이터는 정반대였습니다.
국내 진료 통계는 여성이 2~3배입니다
- 2018년 기준 하지정맥류 환자는 18만 8천여 명이고, 그중 여성이 68%였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데이터, 2019년 보도)
- 2023년 기준 진료인원은 40만 776명으로 10년 전의 두 배가 넘었고, “여성에게서 2~3배 많이 나타난다“고 정리돼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2024년 보도)
- 국내 근로자 972만 명을 분석한 2020년 연구에서도 유병은 여성 10만 명당 3,503.8명 대 남성 1,584.1명, 약 2.3배 차이였습니다.
질병관리청도 위험인자에 “성별(여성이 남성보다 많음)”을 명시합니다.
그런데 검진 기반 연구는 반대였습니다
여기서 자료가 갈립니다.
에든버러 정맥 연구(Edinburgh Vein Study, 1999) 는 18~64세 일반인구 1,566명을 직접 검진했습니다. 그 결과 연령보정 몸통정맥류 유병률이 남성 40%, 여성 32%로 남성이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만성정맥부전도 남성 9% 대 여성 7%였고요. 저자들은 이전 연구들과 달리 경증 정맥류와 만성정맥부전이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흔했다고 기술합니다.
2024년 국내 리뷰도 세계 유병률이 여성 1~73%, 남성 2~56%로 편차가 매우 크며, 여성이 인정된 위험인자이지만 인과는 불명확하다고 정리합니다.
두 자료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병원에 온 환자 수”와 “검사해 봤을 때의 유병률”은 다른 숫자일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만, 이건 확인된 문헌의 결론이 아니라 해석이라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남성 독자에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하나입니다.
여성 환자가 더 많은 질환인 것은 맞지만, 남성에게 드문 병은 결코 아닙니다.
오래 서서 일한다면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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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근로자 972만 명·240개 직종을 분석한 2020년 연구에서, 육체직과 사무직 모두 “서서 일하는 그룹”의 하지정맥류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육체직 전체에서 서서 일하는 자세의 유병이 10만 명당 3,042.4명으로 최고였고요.
고위험으로 언급된 직종은 이렇습니다. 육체직에서는 의료·복지 종사자, 제빵사, 자동차 조립원, 청소·경비 종사자, 간호사. 사무직에서는 음식·숙박·관광·스포츠 관리자, 환경·청소 서비스 관리자, 금융·보험 사무원.
덴마크의 12년 전향적 인구 연구에서도 장시간 서 있거나 걷는 직무의 하지정맥류 입원 상대위험도는 통합 1.78이었습니다. 다만 정확히 하고 넘어가면, 남성 단독 추정치는 1.75(95% 신뢰구간 0.92~3.34)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의료 종사자를 모은 2025년 메타분석에서는 세계 유병률이 25%였고, 하루 8시간 초과 기립과 주 56시간 초과 근무가 위험요인으로 꼽혔습니다.
그리고 남성에 대해서는 단서가 하나 더 붙습니다. 앞의 국내 연구에서 남성은 육체직의 ‘서 있기 대 걷기’ 차이(p=0.08)도, 사무직의 ‘서 있기 대 앉기’ 차이(p=0.76)도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저자들은 남성의 경우 자세 외의 직업적 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적었는데요.
그러니 “남자는 서서 일하면 무조건 정맥류”는 과장입니다.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서 유병률이 높은 것은 맞지만, 남성에서는 자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 이 정도가 자료에 맞는 문장입니다.
그 밖의 위험인자로는 연령 증가(모든 범주가 나이와 함께 증가), 가족력(질병관리청 기준 20~50%에서 가족력), 임신, 비만, 고혈압, 흡연 등이 열거됩니다. 참고로 에든버러 연구에서 사회계층은 관련이 없었습니다.
진단은 눈이 아니라 초음파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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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상태에서 육안으로도 정맥류를 알아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영국 NICE 진료지침(CG168)은 하지정맥류가 의심되면 진단 확인, 몸통 역류의 범위 파악,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해 듀플렉스(도플러) 초음파를 사용하라고 권고합니다. 2024년 국내 리뷰도 듀플렉스 초음파를 권장 표준(gold standard) 으로 명시하고, 병적인 표재정맥 역류를 역류 지속시간 500밀리초(0.5초) 초과로 정의합니다. 2025년 SCAI 진료지침에서도 초음파는 역류 지도화와 폐쇄 여부 판별에 쓰이는 필수 과정입니다.
왜 표준일까요.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 눈에 보이는 핏줄만으로는 실제 역류가 있는지, 어느 정맥에서 시작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 치료가 필요한지, 어떤 치료가 맞는지가 역류의 위치와 정도로 결정됩니다.
- 혈전을 배제해야 압박 같은 처치를 안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도 정맥 초음파로 혈류 방향과 함께 혈전 유무를 확인한다고 안내합니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한데요. 뒤에서 볼 압박스타킹의 안전 문제와 직접 연결되니까요.
치료 옵션 자체는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NICE는 증상이 있는 정맥류를 혈관 전문 서비스로 의뢰하고, 몸통 역류가 확인되면 혈관내 열폐쇄술을 1차로, 부적합하면 초음파 유도 폼 경화요법, 그다음 수술 순으로 제시합니다. 질병관리청도 압박 스타킹·경화요법·수술적 치료를 옵션으로 안내하고요. 국내 급여와 비급여 구분은 시술마다 다르고 제도는 바뀔 수 있으니, 이 부분은 진료에서 확인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압박스타킹, 사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 —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여기부터는 순서를 바꾸겠습니다. 보통은 “어떤 압력을 고를까”부터 이야기하는데요. 그건 뒤로 미루겠습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신어도 되는 몸인가입니다.
말초동맥질환이 있으면 압박은 위험합니다
압박은 정맥의 흐름을 돕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동맥 쪽 혈류가 이미 부족한 다리에 압박을 더하면, 도움이 아니라 조직 괴사 위험이 됩니다.
그래서 압박 치료 전에는 ABI(발목-상완 지수) 확인이 전제로 제시됩니다. 발목의 수축기 혈압을 팔 혈압으로 나눈 값으로, 다리 동맥 혈류가 충분한지 보는 검사인데요. 상처·장루·실금 간호학회(WOCN)는 압박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ABI를 측정해 말초동맥질환 환자를 선별하도록 권고합니다.
문헌과 지침이 제시하는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관마다 수치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함께 알아 두셔야 합니다.
| ABI 범위 | 문헌·지침이 제시하는 위치 |
|---|---|
| 0.5 미만 | 절대 금기로 다뤄집니다. 조직 괴사 위험 |
| 0.5~0.8 | 금지는 아니되 감압(23~30 mmHg 수준)된 압박만, 전문가 감독 하에 |
| 0.6~0.8 | 13개 정맥성 궤양 지침 사이에 합의가 없습니다 — 명확히 전문가 판단 영역 |
| 0.8~1.2 | 8개 진료지침이 시행 가능 범위로 제시 |
| 1.40 초과 | 동맥 석회화로 거짓 상승 가능. ABI를 신뢰할 수 없어 발가락-상완 지수 등 대체 검사 고려 |
표에서 0.5~0.8과 0.6~0.8이 겹쳐 보이실 겁니다. 오타가 아닙니다. 그 구간이 실제로 지침마다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숫자들을 혼자 계산해 규칙처럼 적용하시면 안 됩니다.
ABI 외에도 발목 동맥압 60 mmHg 미만, 발가락압 30 mmHg 미만, 발등 경피산소분압 20 mmHg 미만이 금기 지표로 함께 제시됩니다. 국내 전문가 인터뷰 자료에서도 말초동맥질환이 있으면 압박스타킹 사용을 피해야 하며, 급성 피부병변, 간·심장 기능 저하, 재질 알레르기도 주의 대상으로 언급됩니다.

당뇨가 있다면 — 정상값이 안전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이 대목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당뇨병이나 말기신질환에서는 동맥이 석회화되어 ABI가 거짓으로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1.40을 넘는 값은 혈류가 좋아서가 아니라 혈관이 딱딱해져서일 수 있다는 뜻인데요. 그래서 “ABI가 정상이니 괜찮다”가 안전 보증이 되지 못합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겹칩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으로 발의 감각이 떨어진 분은 스타킹이 너무 조여도 이를 늦게 알아차립니다. 감각이 둔한 상태에서는 압박으로 인한 피부 손상이나 순환 장애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자각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일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동맥질환 선별을 함께 하는 것이 원칙으로 제시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감각이 둔한 다리일수록, 스스로 판단해서 압박을 시작하면 안 됩니다.
압력 등급은 참고 정보일 뿐입니다
질병관리청이 제시하는 압력 기준은 이렇습니다.
- 거미모양 정맥 — 15~20 mmHg
- 임신 중 — 20~30 mmHg
- 만성 정맥부전 — 30~40 mmHg
이 숫자들은 일반적인 정보로만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에서 “당신은 몇 mmHg를 고르세요”라고 말씀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애초에 앞의 금기 확인이 끝나지 않았다면 등급을 고르는 단계 자체가 오지 않으니까요.
사이즈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안내 자료는 다리 둘레에 정확히 맞아야 하며, 너무 작으면 통증·피하출혈 위험이, 너무 크면 효과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제품에 따라 부위별 압박 정도와 내구성에 차이가 있다는 결과가 보고돼 있어, 표기만 보고 고르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알아 두시면 좋겠습니다.
부적절한 압력이나 맞지 않는 사이즈의 스타킹은 오히려 혈류 장애, 다리 저림, 부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주름지거나 말린 채로 신으면 특정 부위만 강하게 조일 수 있으니 매끄럽게 펴서 착용하고, 조임·저림·색 변화가 있으면 즉시 벗고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참고로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의료기기로 분류되며, 일반 압박 밴드나 기능성 스타킹과는 다른 물건입니다.
착용 시간은 자료마다 다릅니다
이 부분도 정직하게 병기하겠습니다.
- 일부 국내 안내는 아침 기상 직후 착용하고 수면 시에는 벗는 것이 기본이며 6개월 단위 교체를 권합니다.
- 반면 다른 국내 전문가 인터뷰 자료는 운동·수면 중에도 안전하며, 다리를 베개에 올리는 것으로 동등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기술합니다.
정면으로 갈립니다. 그래서 착용 시간과 강도는 진료 후 개별적으로 결정하실 문제입니다. 특정 시간대를 규칙처럼 정해 드리지 않겠습니다.
압박스타킹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금기를 확인했다면, 그다음 질문은 이것입니다. 기대만큼 효과가 있느냐.
여기서 코크란(Cochrane) 체계적 문헌고찰의 2021년 갱신본을 봐야 합니다. 13개 무작위대조시험, 1,021명을 모은 자료인데요. 정맥성 궤양이 없거나 치유되지 않은 정맥류 환자가 대상이었습니다.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참가자들은 스타킹 착용 시 주관적 증상 개선을 보고했습니다.
- 그러나 발목 둘레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부종은 위약 대비 감소했고요.
- 부작용은 가려움·자극·발한 등 경미했고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습니다.
- 순응도 편차가 컸고, 불편함이 주된 중단 사유였습니다.
그리고 저자 결론이 이렇습니다.
“정맥성 궤양이 없는 사람에서 압박 스타킹이 하지정맥류의 단독·일차 치료로 효과적인지, 또 어떤 종류가 더 나은지 판단할 만한 고확실성 근거가 불충분하다.”
근거 확실성은 low~very low로 평가됐습니다. 보고 부실로 인한 비뚤림 위험, 결과 지표 불일치, 작은 표본이 이유였고요. 2011년 초판부터 2021년 갱신까지 결론은 일관되게 동일합니다.
2025년 SCAI 진료지침도 같은 온도입니다. 증상성 하지정맥류·만성정맥부전 환자에게 압박 치료를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편을 제안하지만, 조건부 권고이고 근거 확실성은 매우 낮음입니다. 반면 정맥성 궤양 환자에게는 강한 권고입니다. 같은 스타킹인데 등급에 따라 위상이 완전히 다른 셈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는데요.
압박스타킹이 하지정맥류의 진행을 막아 준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코크란은 진행 억제를 확립된 결과지표로 다루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니 “스타킹을 신으면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문장은 쓸 수 없습니다.
정리하면 압박스타킹의 자리는 이렇습니다.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보존적 관리 수단이고, 그 효과 근거조차 약하며, 진행 억제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정맥성 궤양 단계에서는 근거와 권고가 분명히 강합니다.
기대보다 훨씬 겸손한 결론인데요. 저는 이 겸손함이 오히려 믿을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리 올리기와 까치발, 어디까지가 사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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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올리기 — “자면서”가 아니라 “쉴 때”입니다
질병관리청의 생활수칙에는 “누워서 쉴 때 베개 2~3개를 사용해 다리를 올려놓는 것”, “적어도 30분마다 한 번씩 움직이는 것”, 걷기·수영 등 운동, 체중 관리, 굽 높은 신발과 꽉 끼는 옷 피하기가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잘못 알고 있던 것을 정정하겠습니다. 저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자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공식 안내는 “누워서 쉴 때” 입니다. 밤새 다리를 올린 자세로 자라는 권고의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특정 각도나 시간(몇 센티미터 위로 몇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수치라 적지 않겠습니다. 다리 거상은 지침의 보존적 관리 목록에 포함되지만, 단독으로 검증된 무작위 시험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상식적이고 무해한 증상 완화 조치 정도로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까치발 — 근거는 있지만 방향을 정확히 봐야 합니다
이쪽은 오히려 근거가 있습니다.
2004년 Journal of Vascular Surgery에 실린 무작위 시험에서, 만성정맥부전 환자 31명을 배정해 양쪽 모두 압박 스타킹을 착용한 채 치료군에만 종아리 근육 강화 물리치료를 추가했습니다. 6개월 뒤 종아리 근육 펌프 기능과 동적 근력이 개선됐습니다. 잔여용적분율이 줄고 박출률이 늘었고요.
2021년 체계적 문헌고찰(11개 연구)도 비슷합니다. 종아리 근력 강화와 까치발 운동은 대체로 압박 스타킹과 병용됐고, 경증에서는 재충만 시간·발목 관절가동범위·근력·삶의 질이, 진행형에서는 박출률과 잔여용적분율, 발목 가동성과 근력이 개선됐습니다.
그런데 같은 고찰에 이런 문장이 함께 있습니다.
“정맥 역류 지표는 변하지 않았다.” 정맥벽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방법론적 질이 낮고(PEDro 평균 2.8~3.6/10), 경증 연구의 60%는 대조군이 없었으며, 운동과 압박을 함께 했기 때문에 운동 단독의 효과를 분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까치발과 종아리 강화 운동은 펌프 기능·근력·발목 가동성을 개선한다는 근거가 있지만, 늘어난 정맥이나 역류 자체를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증상과 기능의 관리이지 근본 치료가 아닙니다.
횟수나 세트 수를 처방해 드리지 않는 이유도 같습니다. 그 숫자에 대한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으니까요.
이런 신호는 미루지 마세요
여기는 이 글에서 가장 급한 부분입니다.
즉시 응급 — 지체하지 마십시오
한쪽 다리에 갑작스러운 부종, 통증·압통, 피부의 열감, 붉거나 푸르스름한 색 변화가 나타나면 심부정맥혈전증(DVT)을 의심해 즉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위험한 상황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숨 쉴 때 심해지는 흉통, 실신·어지럼, 피 섞인 기침이 있으면 폐색전증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체하지 말고 119로 연락하거나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하지정맥류의 흔한 결과가 아니라 별개의 응급 질환입니다. 다만 “다리가 아프다”는 표현이 겹칠 수 있어서, 한쪽만·갑자기·부종에 열감이 동반이라는 구분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응급은 아니지만 빠른 진료가 필요한 신호
| 신호 | 설명 |
|---|---|
| 표재성 혈전정맥염 | 정맥을 따라 단단하고 압통 있는 덩어리가 만져지고 주변이 붉어짐. 발적이 사타구니·무릎 쪽으로 번지거나 부종·통증이 심해지면 급히 진료 |
| 피부 색소침착·습진 | 발목 주변의 갈색 착색, 습진성 변화 (CEAP C4a) |
| 지방피부경화증 | 피부가 단단하고 조여드는 변화 (C4b). 진행된 만성정맥부전 |
| 정맥성 궤양 |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피부 궤양. 압박 치료 권고가 가장 강한 상태이며 반드시 전문 진료 |
| 정맥류 출혈 | 확장된 정맥은 벽이 얇아 가벼운 외상으로도 출혈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상당량 출혈이 가능. 고령에서 위험 증가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Photo: Sebastian Voortman / Pexels
- 밤에 나는 쥐는 그 자체로 매우 흔합니다. 성인의 50~60%가 경험하고 대부분 특발성이며, 인구기반 연구에서 근육 경련은 진행된 만성정맥부전과만 연관됐습니다. 국내 공공자료는 증상 목록에 포함하지만, 인과 근거는 엇갈립니다.
- 쥐 하나만으로 정맥류를 의심할 근거는 약합니다. 핏줄 변화·부종·피부 변화가 함께 있을 때가 확인해 볼 시점입니다.
- 국내에서는 여성 환자가 2~3배 많습니다. 다만 검진 기반 연구에서는 남성 유병률이 더 높게 나온 적도 있어, 남성에게 드문 병은 아닙니다.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이라면 더 그렇고요.
- 진단은 도플러 초음파가 표준입니다. 역류의 위치와 정도로 치료가 결정되고, 혈전도 함께 배제합니다.
- 압박스타킹은 금기 확인이 먼저입니다. 말초동맥질환이 있으면 위험하고, ABI 0.5 미만은 절대 금기이며, 0.6~0.8 구간은 지침 간 합의조차 없습니다. 당뇨에서는 정상값이 안전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 효과 근거는 기대보다 약합니다. 코크란 2021 기준 low~very low이고, 진행 억제 근거는 없습니다. 정맥성 궤양에서만 권고가 강합니다.
- 다리 올리기는 “쉴 때”, 까치발은 기능 관리입니다. 둘 다 근본 치료가 아닙니다.
이 글의 사실과 수치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 정보 포털,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MSD매뉴얼 일반인용(2026-01),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2021, CD008819.pub4), NICE CG168, SCAI 2025 진료지침, CEAP 2020 개정판, Bonn Vein Study 1(EJVES 2015), Edinburgh Vein Study(1999), American Family Physician(2012), Age and Ageing(2016), Journal of Chest Surgery(2024), Annals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2020), Journal of Vascular Surgery(2004),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보도를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다리 증상이 이어지거나 눈에 보이는 정맥 변화·부종·피부 변화가 있다면 혈관외과 등 전문 진료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압박 스타킹을 포함한 어떤 압박 요법도, 말초동맥질환 여부(ABI 등) 확인 없이 임의로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한쪽 다리의 갑작스러운 부종·통증·열감이 있으면 즉시 진료를, 호흡곤란·흉통·객혈이 함께 있으면 119로 연락하셔야 합니다.
돌아보면 제가 이 주제를 잘못 알고 있던 이유는, 자료가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셋을 한 줄로 잇는 이야기가 너무 매끄러웠던 탓에 가까웠는데요. 밤에 쥐가 나고, 핏줄이 보이고, 스타킹을 신는다. 이 문장은 외우기 쉽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다리가 보내는 신호는 대개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옵니다. 그중 하나만 골라 결론을 만들면 편하지만, 남은 신호들은 그동안에도 계속 자기 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